Subway Tunnel

오늘도 지하철을 탄다. 아직 교통카드를 쓰지 않는 초등학생 둘, 표를 들고선 승강장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 그 것도 가까이에서. 하지만 아무도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 올라타서는 다리를 쭉 뻗은 채로, 투명의 벽이라도 있는 듯 커다랗게 맞은편의 친구와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역시도 아무런 꾸짖음의 말이 없다. 그렇다. 사실 할 처지가 못되는 것이리. 오늘도 어김없이 '노바디'가 울려퍼지고, 지하철이니 나중에 통화하자는 사람은 볼 수 없다.

영어학원에 도착한다. 1월 초, 영어 정복을 꿈꾸며 오던 사람들. 그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밖은 그 때나 지금이나 붐비기 짝이 없음에도.

집에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선다. 버스가 서야 할 자리에 혹시나 있을 손님을 영접하기 위해 택시들이 끝없이 '주차'되어있다. 경찰의 옮겨라는 확성기 소리에, 마지못해 몇몇은 옮기지만 안 걸린 택시들은 경찰차가 지나가기 무섭게 빈 자리를 메꿔버린다. 한 택시가 운좋게 손님을 태우고는 출발한다. 보통은 뒷 택시가 빈 자리를 메꾸지만, 갑자기 한 택시가 끼어들어온다. 뒤에 있던 택시는 연신 빵빵 거리며 성질을 낸다. 웃긴다. 질서를 도대체 누가 지켰다는 것일까, 줄만 서는 것이 질서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유감인 것은, 사람들의 얼굴만 뒤바뀐 상태로 이 장면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보게 된다는 것이다.

Photograph : Subway Tunnel by parhessias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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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민시오 2009.02.28 11:51      
항상 시끌버적 바쁨속에 늘 같은 버스 늘 같은 지하철 늘 같은 차.. 어제 본 사람 오늘 또 보고.. 어느덧 출근길에 인사도 나누는 낮선 사람도 하나둘씩 생기게 됩니다..
BlogIcon 곽군 2009.02.28 20:14 신고    
아직은 인사를 나눌 정도의 익숙함은 느끼지 못했네요 :( 며칠 째 같은 버스를 타는 사람이 보이기는 한 것 같지만, 먼저 인사를 걸기엔 너무나 '까칠해'보입니다.
BlogIcon 나이트엘프 2009.03.04 00:07      
항상 보던 사람을 출근길에 만나도 인사 건네기 어색하긴 하더라구요 용개를 내는 거랑은 좀 다른 차원의 문제 같기도 하구요 ㅋㅋ
BlogIcon 곽군 2009.03.06 22:05 신고    
눈에 익는다고 해서, 먼저 인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요. 인사라는 것이 좋은 행동이긴 하지만, 그것도 나름의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 맞지 않을까 저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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