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uation Cap Cupcake

대학 졸업의 시즌. IMF 구제금융 시절을 능가하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썰렁한 졸업식을 맞이하는 타 대학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 대학교가 있다. 바로 서울대. 26일은 서울대의 학위수여식이 있던 날이었다.

서울대입구역에 도착해 버스를 기다린다. 점심이 가까워질 무렵. 12시가 되지 않은 시각이지만, 이미 서울대입구역은 대학교로 향하는 버스를 타려는 사람과 꽃을 사려는 사람, 가기 전 역 근처에서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식당에 자리 잡기도 힘들어, 식이 가까워질 무렵에서야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

식이 가까워진 2시경. 입구역에서 시작하는 버스는 출발도 하기 전에 난리다. 뒷문을 닫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올라탔기 때문. 언덕을 오르는 버스가 유난히 힘들어보였다. 샤가 눈에 보이는 로터리에 왔다. 꽃을 파려는 아주머니와 차를 끌고 들어가려는 자동차, 교통정리를 위해 나온 경찰들이 뒤섞여 난리였다.

겨우 도착해 내렸을 쯤. 식이 벌써 끝났을리는 없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보통은 졸업식 행사에 참석한 다음 기념사진을 찍고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것일텐데(물론 학생들이 참석하는 단과대별, 학과별 수여식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이미 사람들에게 안중에도 없는 처지로 전락해 버렸다. 학위수여식이 열리는 체육관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장소가 되어줄 뿐이다.

얼마 전 뉴스를 보았을 때, 취업을 하지 못한 처지를 비관하며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아 대학교 졸업식이 썰렁했다는 소식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목요일에 본 서울대의 모습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취업을 하지 못한다는 현실만큼은 동일한데도.

누가 회사에 취직하지 못한 것은 '능력부족' 때문이고, 다른 누가 그런 것은 '경제가 어려워서'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인건 아닐런지. 대학교 간판이라는 이름. '서울대'에 다니는 집집마다 키워낸 '자랑스런' 아들, 딸이란 존재. 다시금 인식하게 된다.

Photograph : Graduation Cap Cupcake by clevercupc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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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무한 2009.03.05 12:32      
사는 모습이 전혀 다른 사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경부 장관인가요? 그분이 삼겹살 가격을 모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정몽준의원이 버스비를 70원이라고 했던가요?

죽어나는건 대다수지만, 소수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살며,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도 못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벌어지는 일들이겠죠 ^^

'억울하면 출세해'

이 말을 하는 이가 있다면,
양말을 벗어 입에 넣어주고 싶네요.
BlogIcon 곽군 2009.03.06 22:04 신고    
그런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들이겠지요. 물론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은 매우 불쾌한 말이지만, 틀린말은 아닙니다.

그게 씁쓸할 지라도 말이죠.
BlogIcon 무한 2009.03.12 16:00      
다음 포스팅 기다리다가 목 빠집니다. OTL
BlogIcon 곽군 2009.03.18 00:20 신고    
시간 나는대로 조금씩 올려보겠습니다. 인내심을 가져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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