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3 당신의 슬픈 그림자 (2)
2009.02.09 미안합니다 (8)
2009.02.03 블로그의 방향을 생각하기 (8)

The Traveler

조각 첫번째


바야흐로 2월은 졸업과 입학의 경계에 서 있는 시기다. 참석한 학생들의 얼굴들은 모두 밝은 것 같다. 자유로움을 환영하며,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지만 정말로 다들 밝은 것일까? 난 동의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졸업은 했으나, 앞으로 나아갈 학교는 다 정해진 것은 아니므로.

2월 중순이 지나야, 한 학년도 입시 일정은 모두 끝난다. 누군가는 얼마전까지도 대학으로 가는 마지막 전화찬스를 기다렸을 것이다. 극적으로 합격하면 드라마가 따로없지만, 결국 받지 못한다면 원서영역에서의 쓴 잔을 맛 본 것이다. 시험의 결과 자체가 아니라 어느 대학교/어느 과에 적절히 넣었느냐가 합불 여부를 판가름 해버린 것이다. 대학간판을 위해, 꿈을 잠시 접고 내본 대학 원서. 그러나 전국엔 당신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누구는 일찌감치 확정짓고, 동기들과 정모하러 쏘다니기 바쁘다. 수능 대박으로 내신 쪽박에도, 좋은 대학교를 들어가기도 한다. 누구는 수능을 못 쳐 억울한 마음이지만, 형편에 재수도 못하고 눈물겹게 낮은 대학으로 진학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머진 갈 곳도 없이, 쓸쓸히. 다시는 돌아가기 싫다던 수험생활을 원치 않게 맞이한다.

조각 두번째

한 친구가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부러운 친구들의 목록. 한의대, 손 꼽히는 공대, 국립 사범대 등등 나름의 성공을 거둔 친구들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거기엔 유감스럽게도 내가 아는 당신의 이름이 없다. 당신은 이 글을 보았을테고 상처를 받았을테다.

바쁜 수험생활에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들. 그래도 입시 전쟁이 끝나고 나면, 연이 닿게 된다. 안부를 묻는다는 것이 '어느 대학교'에 진학하느냐다. 별 생각 없이, 아무 감정 없이 묻는 말이지만, 누군가에겐 상처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당신에게 어느 대학교에 다니는가를 먼저 묻지 않는다.

Photograph : The Traveler by Midnight-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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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그림자, 대학교, 사람, 수능, 수험생, 슬픔, 일제고사     
BlogIcon 꿈꾸는바다 2009.02.23 15:00      
곽군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 못하는 이들이 태반인 대한민국의 현실이 씁쓸합니다.
대학보다 전공, 전공보다 그 사람의 재능과 실력을 먼저 인정해줄 날이 언제쯤 올까요?
BlogIcon 곽군 2009.02.24 00:35 신고    
재능과 실력을 발굴해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요. 그래서 입학사정관제를 선두그룹의 학교들이 (서울대, 포스텍 등등) 도입하려고 하지요. 그러나 아직은 자리잡지 못했고,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전 재능과 실력을 100%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도 현실이지만 글에서 남겨놨듯이, 대학간판을 위해 꿈의 궤도를 수정해야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수능시험장 안내 표시

당신의 이름 스누인, 당신의 이름 카이스티안, 당신의 이름 포스테키안
당신의 이름 연고대생, 당신의 이름 서강대생, 당신의 이름 한대생, 당신의 이름 성대생
당신의 이름 한의대생, 당신의 이름 의대생, 당신의 이름 약대생, 당신의 이름 교대생.

미안합니다.
당신의 이름을 구분 지어 불러야겠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줄을 세워 불러야겠습니다.

그리고 또 미안합니다.
주위의 멸시속에 당신의 그 이름이 부끄러워 쉽사리 이야기하지 못하는 당신.

마지막으로 미안합니다.
앞에서 정해버린 커다란 벽앞에서 재수와 반수와 휴학을 고민해야하는 당신.
죄송합니다.

Photograph : 수능시험장 안내 표시 by jackl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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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미안함, 블로그, 입시     
BlogIcon 꿈꾸는바다 2009.02.09 10:24      
최근에 청담러닝이라는 한 어학원 CF가 생각나네요.
특목고, SKY 가 목적이라면 '시험지'와 '대한민국안'에서는 성공할 수 있다는 광고카피가 떠오릅니다.
서글픈 입시의 현실, 대한민국의 교육이 안타깝습니다.
곽군님의 교육에 대한 글 기대할게요~^^
BlogIcon 곽군 2009.02.09 10:26 신고    
아, 저도 봤습니다. 광고를 잘 만들었더군요.

그리고 뉴스의 리포팅처럼 장문의 글을 쓸 자신은 없지만, 짧더라도 그 느낌이 전달되도록 적어보려 합니다. 자주 오세요 ^^
BlogIcon MindEater™ 2009.02.09 12:23 신고      
기철씨의 짧은 사색,,중 썩어빠진 부등호편이 생각나네요..
안타갑지만,,모두들 그렇게 하는게 나쁜걸 알면서도 할수밖에 없는 세상이,,,ㅠㅠ
BlogIcon 곽군 2009.02.09 23:30 신고    
다들 싫어하면서도, 어쩌면 그리도 나누려고 하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어리석다고 느낍니다.
BlogIcon Mr.Met 2009.02.09 16:49      
우리나라 입시는 언제나 바뀔런지..
이번 고대사건도 유야무야 넘어가는지 궁금합니다 ㅠ
BlogIcon 곽군 2009.02.09 23:31 신고    
고대의 이야기도 한 번 할까 싶긴한데, 어쨌거나 이번 '사고'는 정부에서 밝히지 않는 한 넘어갈 것이 확실합니다.
BlogIcon LieBe 2009.02.09 17:36      
이해찬 시대로부터 지금까지...
이런저런 방법론은 많이 제기 되었지만 뭐 하나 바귄것은 없이 흘러오네요...
BlogIcon 곽군 2009.02.09 23:31 신고    
오히려 앞으론 더 강화될런지도 모르겠네요. 걱정입니다.
Hammertime

새로 시작하기

2008년 11월 말. 1년간의 긴 공백을 끝내고 다시 블로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WEIVES.net 에서의 블로깅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글을 적기 시작한 것은 지난 달(1월) 말이다. 이름을 '첫번째 물결'로 바꾸면서, 닉네임은 예전부터 쓰던 '곽군'으로 돌아갔다.

지난 일 년 동안 다시 열고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냥 바빠라서라는 말로 설명하기는 변명정도로만 보인다. 지금와서 되돌아보면, 억지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은 방향없이 글을 써야 한다는 의무감만 남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랄까. 그래도 쉬는 동안 성과가 있었다면 '내가 블로그에 무엇을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아닐까 한다.

내가 지향해야 할 블로그의 방향을 생각하다

첫번째. 사람

긴 휴식기 이전까지 운영했던 '곽군의 일상수첩'. 하루의 상념들을 단 몇 줄에 담아보고 '나'를, 때로는 '세상'을 채찍질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아쉬움은 있었다. 나의 글이 예리하지 못해 다 쓰고 나면 아무 의미가 없는 단순한 미니홈피의 다이어리가 되기가 일쑤였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블로깅을 하면서, 사람에 대한 글들을 많이 쓰려고 한다. 그러나 예전과는 다르다. 사람을 겪으며 내가 느끼는 그대로를 그대로 옮겨적어보려 한다. 굳이 해석을 하지 않고, 보여주기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글을 읽으며 제각각이라고만 여겼던 사람 하나하나는 모두 다른 생각을 할 지언정, 알게 되고 자연스레 남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두번째. 교육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입시. 고등학교 3학년은 물론이고, 지금은 초등학교까지 입시에 매달려야하는 상황이다. 영훈중을 비롯한 전국의 수많은 특목중, 특목고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아무것도 모르고, 학교 내신이 다 일 것이라 생각하는 아이들은 일반고로 진학하게 된다. 그들에게 특목고란 선택받은 아이들의 몫이라 여겨진다. 그렇게 올라간 일반고 생활. 내신, 수능의 전쟁에 아이들은 녹초가 되어버린다. 시간이 흘러 고생의 열매가 주어질 거라 생각하는 입시철. 대학들은 당연스레 일반고보다는 실력이 좋다고 단정지어버리고, 평가해버린다.

각종 그나마 있는 내신 우대 전형들도 명문대에 가기 위해 몇 년 전부터 트레이닝 되고 있던, 전국의 '정보'빠른 엄마들의 자녀들에게 점령당한지 오래다.

언젠가는 이런 이야기들을 제대로 하고 싶었다. 현 입시를 지켜본 한 사람으로써.
준비하고 있는 포스트도 여러개 있다. (수시모집의 문제점, 지역균형 전형의 기능 상실, 입학사정관의 현실성 등등)

또 하나의 블로그, FLY

세번째. 나눔

첫번째 물결과는 별개로 준비하고 있는 블로그가 하나 더 있다. 앞으로 fly.tistory.com의 주소를 가진 티스토리 블로그다.

학창시절, 넉넉치 않던 형편으로 외부의 장학금을 받아 공부를 해야 했다. 잠시 현실에 대한 창피함도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감사함을 느꼈고, 여기서 끝낼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갚아주어야 할 의무라 생각했다.

그러다 요즘, 여유가 있건 없건 이제는 그 의무를 다해야 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는 많은 친구들이 걱정 않고 공부할 수 있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한다. 교육청의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저소득층 친구 한명과 緣(연)을 맺으려고 하는 것도 계획 중 하나다. (잘 될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각종 '나눔'이 이뤄지는 곳을 소개하고, 따스함을 보는 이들에게 전해주고자 한다. 또 어느 정도 알려지게 되면, 지금 이 시간에도 다른 사람을 위해 모르게 애쓰시는 분들을 필자로 모셔서 팀블로그 형식으로 진화를 꾀하려고 한다.

나를 PR하기

블로그를 통해 나를 만들어가고, 나를 알리는 것. PR하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블로그가 없었다면 나름대로의 개성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앞으로 나를 말하는 에세이만큼이나 분명한 블로그를 만들어가고 싶다.

Photograph : Hammertime by Afroswede
저작자 표시
PR, 교육, 나눔, 방향, 봉사, 블로그, 사람, 시작     
BlogIcon 하민혁 2009.02.03 03:38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안고 다시 시작하는 블로거를 만나 반갑네요 세우신 뜻 모쪼록 잘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특히 세번째는 더욱이요. 건필하세요~ : )
BlogIcon 곽군 2009.02.03 11:10 신고    
의지가 흔들릴까봐, 이 글을 쓰고자 했지요 :) 그래도 작년처럼 '운'이 지지리도 없다면, 할 수 없지만 가능한한 해보려 합니다.
BlogIcon Mr.Met 2009.02.03 11:01      
저도 이번에 다시 시작했는데 아는 이름을 만나 더욱 반갑습니다. 과거 블로그계의 역전의 용사(?)들이 다 어디 계신지 궁금하기도 하고 ㅎㅎ;
BlogIcon 곽군 2009.02.03 11:11 신고    
저도 혹시 과거 블로그계의 용사였던가요? ㅎㅎ 하긴, 올블의 시작을 함께 만들었으니깐요.
BlogIcon 수신제가치국평천하 2009.02.03 18:29      
안녕하세요. 블로그 댓글보고 왔는데 참 깔끔하네요. 제껀 정신없고 지저분한데.. 블로그를 통해 자신을 pr하고 타인과 소통하는건 정말 흥미로운일인거 같아요. ㅎㅎㅎ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BlogIcon 곽군 2009.02.03 18:35 신고    
칭찬해주시고, 방문해주셔서 아주~ 감사합니다. :) 저도 자주 놀러가겠습니다.
BlogIcon LieBe 2009.02.04 23:55      
저도 블로그 시작한건 이천년 초기인데 세벙이나 말아먹고 잠수타고를 반복하다 얼마전 다시 티스토리로 시작했지요...^^

그런데 블로그 헤더 이미지가 정말 이쁘네요...
제가 보고 느끼는 이쁜 디자인 중 다섯번째 안에 들어갈듯한...
lol
BlogIcon 곽군 2009.02.04 23:58 신고    
저도 크게 한 번 말아먹고, 이제야 다시 시작하게 됐네요.

블로그 디자인 칭찬해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대부분 헤더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 뭔가 웨이브의 느낌이 필요해서 고심을 해봤는데, 괜찮은가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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