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3 새벽, 그리고 시작 (1)
2009.02.26 흔들리는 새벽 (4)
2009.02.22 새벽의 끝을 내쫓으며 (8)
Last Night in Stockholm

새벽 4시경.
한 시간 전에도 무슨 이유에선지 잠을 깨버렸다. 억지로 잠을 청했지만 겨우 한 시간 더 잤을 뿐이다.

컴컴한 집 안에서는 요란한 콧노래가 들린다. 잠시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지만, 그럴리가 없다고 이내 단정지어버린다. 이런 소리에 깰 정도면 휴대폰 알람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아마도 자기 전에, 걱정을 많이 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어쨌거나 결국 더 청하는 것을 관두고 일어난다. 이로써 불규칙한 간격으로 휴대폰 알람을 6개나 맞춰둔 것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부엌으로 가봤다. 그 곳에 있는 작은 창문으로 내다보니, 밖에서는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몇 몇의 택시만이 보일 뿐이다.
그 다음 냉장고로 가서는 어제부터 있는 사이다를 꺼내, 컵에다 붓는다.

그리곤 방으로 가서, 컴퓨터를 켠다.
시끄러운 구닥다리 팬의 소리에도 사이다의 김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조용한 새벽이라 그런것일까 생각해본다. 컴퓨터를 켠 것은 지난 밤 귀찮음으로 서평을 쓰다가 관 둔 것을 이제 마무리 지어보기 위해서다.

시간이 흐른다. 열심히 타이핑을 하다가, 주위가 밝아짐을 느낀다. 시계를 보니 다섯 시.
시끄러움으로 가득 찰 아침을 위해, 소리를 아껴두는 조용한 새벽과 함께 시작되는 하루다.

Photograph : Last Night in Stockholm by 아침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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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아침, , 하루     
이동진 2016.04.06 13:46      
티스토리 블로그를 해보고 싶습니다.
운영블로그는 해와경제관련해서 글을 작성하고 싶습니다.
초대장좀 부탁드릴께요.. dongno331@naver.com

Sin título

오전 3시. 평소에는 달콤한 잠에 빠져있을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첫 기차를 타기위해 좀 빨리 일어난다. 씻고 준비하고 나오니 오전 4시경. 아직 버스나 지하철이 다니기에는 이른 시각이라 걱정이 되었지만, 잠시 생각해보니 택시의 할증도 끝났을 시각임이 떠올랐다. 그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주위에는 택시가 드문드문 다니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손님을 한 명이라도 태워가기 위해 행인들의 눈치를 보기 바쁘다. 살짝 눈길 한 번 주었을 뿐인데도, 어떻게 알았는지 대번에 바로 옆에 서서 타라는 손짓을 한다.

아직 기차를 타기에는 이를 시각인 4시 20분. 역사에는 TV도, 전광판의 광고도 꺼져있다. 몇몇 사람들만이 앉아있을 뿐, 썰렁한 모습이다. 배가 고파, 다시 역사를 나온다. 지하도에 들어갔는데 멀쩡한 여성 하나와 마주친다. 술을 과하게 마셨는지 계단 앞에서 자신의 웃옷을 버리고는, 비틀거리며 계단을 오른다. 밤새 마시다 갈 곳을 잃었는지 방황하는 남자 세 명도 보인다.

도착한 곳은 지하도를 거쳐 역사의 맞은편, 24시간 패스트푸드점에 들린다. 주문을 하고는 나올 때까지 기다릴 '7분'이라는 시간을 위해 자리에 앉는다.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다. 갈 곳 없는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점에서 밤을 지샌다는 방송을 본 터라 이를 의심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다들 멀쩡했다. 그들 중에는 4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에 혼자 떡하니 앉아 멍하니 있는 남자 하나가 있고, 그 옆에는 군 입대를 앞둔 남자 세 명도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어떤 일이 생겼는지 잠시 쓸데없는 상상을 한다.

아차 싶어 손목시계를 보니 벌써 50분. 친절히 7분을 기다리라던 점원의 모습이 떠오른다. 서비스에서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망각하였기에, 다시는 여기에 오지 않으리란 소심한 복수를 결심한다. 포장한 것을 들고는 갔던 길을 되돌아 온다. 허겁지겁 도착하니 아직 출발 전. 아주 이른 시간의 첫 차인 터라,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오히려 빈 자리를 찾는 것이 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착석해 있었다.

기차는 출발했다. 잠시동안 모자란 잠을 보충하기 위해 몸을 의자에 기댔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이유는 바로 두 유형의 사람 때문이다. 대각선 앞에 앉은 남자 하나와 우선은 여자들의 수다소리보다 더 짜증나도록 얘기하는 뒷자리의 남자 두 명. 무슨 노래인지 알 정도로 크게 틀어두고는 잠에 빠진 상태. 뒷자리의 두 명은 '시X', 'X나' 를 쓸데없이 섞어가며 이야기를 하는데 가장 거슬린다. 그래도 건질 것은 하나 있다. 바로 취업의 어려움. 아직 직접적 취업의 전선에 있지 않아, 실감이 나지 않는 편인데 장난이 아님을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리라.

잠을 자기를 포기하고, '비상'의 소개페이지와 오늘 쓸 블로그 글에 대한 원고를 적고 나니 벌써 아침이다. 내가 흔들리는 새벽이 끝나고, 세상이 흔들리는 아침이 시작됐다.

Photograph : Sin título by Chata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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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부산, 사람, 새벽, 서울     
BlogIcon MindEater™ 2009.02.26 16:46 신고      
곽군님이 보는 새벽의 느낌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지루하지도 않고 빠르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글 정말 잘 쓰신다는~~ 부럽부럽
BlogIcon 곽군 2009.02.27 10:28 신고    
이번 글에서 신경 쓴 것은, 제가 본 광경을 그대로 묘사하는 동시에 과거형 문체를 자제하려고 한 것입니다. :)

칭찬에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제가 보기엔 아직 고칠 문장이 많이 보이네요.
BlogIcon 아크몬드 2009.02.27 18:53      
정감 있는 글이네요.
BlogIcon 곽군 2009.02.28 10:30 신고    
감사합니다. :) 메모를 하니, 이런 글이 써지는군요.

o'connel street

새벽 6시, 새롭게 적응해야할 기상시간이다. 눈을 뜨면 잠시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둑함으로 나를 두렵게 한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캄캄한 새벽일 뿐이지만, 이미 서민의 발인 버스와 지하철은 이미 다니고 있는 시간이다.

새벽 6시 30분, 급히 세면을 하고 아침을 챙겨먹고 나간다. 방금전까지만해도 음침한 조명들만 가득했던 거리. 하지만 이제는 앞이 환해지고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나 혼자 하루를 시작했을 것만 같지만, 지하철에 타고 버스에 올라타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제자리를 잡고있다. 앉아 아침을 대신해 고구마를 먹으며, 부족한 잠을 보충하면서 말이다. 그 사이에서 벌써 앉지 못하고 난 서서가고 있다.

새벽의 끝인 이 시각. 이미 많은 사람들은 남들보다 하루를 먼저 시작하고 있었고, 그동안 난 그들의 존재를 알았지만 피부로 느끼진 못했었다. 나름대로 부지런했다고 생각했던 내 모습이 초라해진다. 생색을 내고 있는 사이, 많은 사람들은 벌써부터 하루를 당겨쓰고 있었다. 새벽의 끝을, 따뜻한 이불의 유혹을 나보다 먼저 내쫓으면서.

Photograph : o'connel street by shrapne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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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함, 사람, 새벽, 아침     
BlogIcon 제트 2009.02.22 11:03      
헐 대단하세요.
저도 모닝콜은 6시로 맞춰놨는데 문제는 끄고 자서리 ㅠ_ㅠ
BlogIcon 곽군 2009.02.22 11:29 신고    
처음엔 그런 경우가 많지요. 당분간은 지키도록 신경쓸 생각입니다. 어느 정도 규칙적으로 6시 기상이 된다면 습관으로 배겠지요.
BlogIcon 2009.02.22 11:47      
아, 저도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요즘에 자꾸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못된 습관이 들었어요 ㅠ
BlogIcon 곽군 2009.02.22 11:49 신고    
한번 게을러지면, 다시 되돌리기 정말로 힘들다는 것은 겪어본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요. 오래뛰기도 뛰다가 쉬면, 다시 뛰기힘들고 계획을 세우다가 한 번 안 하게 되면 다시 하기 힘든 것처럼 말이죠.
BlogIcon 머니야 2009.02.22 16:19      
에고..참 새롭네요..제가 오래전 인천에서 출퇴근 한적이 있어요..그때 차막힘 피해서 새벽4시에 기상, 4시30분 톨게이트 빠졌던 기억이 나네요^^ 힘들었지만, 새벽공기의 상쾌함은 지금도 뇌리속에 선명하네요~
BlogIcon 곽군 2009.02.22 16:54 신고    
힘드셨겠네요. 문득 이영권 박사님이 생각나네요. 3시면 일어나셔서 하루를 시작하셨다죠. :)
BlogIcon 꿈꾸는바다 2009.02.23 15:01      
곽군님 부지런하시네요.
아침형인간이 된다는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BlogIcon 곽군 2009.02.24 00:33 신고    
어렵지요. 게을러지고 싶다면, 언제든 할 수 있지만 마음을 다잡고 정비하여 아침형 인간으로 돌아가려면 몇 배는 더 많은 고통이 뒤따른다는 경험을 다들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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